영종도(옛 용유도)에는 동양염전이라고 하는 유명한 대형 카페가 있습니다.
동양염전은 옛날에 염전이 있던 염전 터에 세워진 카페라서 그 역사를 기리기 위해 이름을 그대로 붙였다고 하며
현재의 카페 건물을 과거 소금창고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지 혹은 리모델링 해서 쓰는지까진 모르겠지만 건물 생김새도 소금창고마냥 투박하게 생긴 게 그 특징입니다.
정말로 앞에 염전같이 생긴 네모난 인공 연못도 하나 있구요,
염전뷰가 보인다는 다른 블로그 후기도 있긴 한데 저는 그런 건 못봤습니다. 아마 이 연못을 두고 하는 말인 듯.
염전 컨셉이라는 독특함도 유명하지만
여긴 빵이 무려 200여종이나 있다는 것도 아주 유명합니다.
서울 근교의 대형카페들이 으레 그렇듯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긴 힘들지만
주차장은 넓찍해서 차 끌고 다녀오기는 부담이 없습니다.
아, 물론 인천대교 통행료 왕복 만원 가량의 비용은 잊어버립시다.
넓다란 주차장에 차를 딱 대고 나서 보니, 옆에 보조 주차장까지 구비가 되어 있고요.
폐차된 무궁화호 1량이 마당 한 켠에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.
저는 그런 거에 관심이 없어서 그냥 지나갑니다.
연못 쪽 말고 떡하니 왼쪽에 있는 대문으로 지나가면 커다란 내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.
들어가면 빵 진열대와 음료 주문하는 곳이 있습니다.
다들 궁금해하는 가격에 대해 얘기하자면 대형카페가 다 그렇죠. 비쌉니다.
아메리카노 한 잔에 5천원 정도 합니다.
5천원 중에서 4,500원은 자릿세라고 생각합시다.
빵도 제법 가격이 나가긴 합니다. 밀크바스켓이라고 하는 빵이 7천원입니다.
하지만 집어들고 보니 이걸 혼자서 먹는다면 1끼 식사로 할 만큼의 양은 되어 보입니다. 그럼 뭐 아주 비싸진 않네요.
저는 평소에는 아메리카노 혹은 블랙커피만 음용하지만
어쩐지 5천원 주고 아메리카노를 마시자니 좀 아깝습니다.
기왕 온 거, 시그니처 메뉴 한 번 맛을 보겠습니다.
메뉴를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동벨이 울립니다.
카페가 엄청 커서 가지러 가는데도 시간이 걸리네요.
제가 주문한 빵은 밀크바스켓, 소금빵입니다.
소금빵도 생각해보니 4천원 약간 안되는 꽤 묵직한 가격을 자랑합니다.
염전이니까 소금빵은 잘 만들겠지 싶은 약간의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.
그리고 제가 주문한 커피는 시그니처 소금라떼입니다.
빨대는 사용하지 말고 아인슈페너처럼 커피와 크림을 같이 마시라고 합니다.
커피를 마시지 못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캐모마일티를 주문했는데
제 아들이 장난치다가 이걸 죄다 엎었습니다.
비싼 티인데, 아깝게 되었네요. 그래도 애는 안 다쳐서 다행입니다.
소금라떼 크림 위에 올라간 알갱이는 사실 별사탕이구요,
마셔보면 짠 맛이 나긴 하는데 그 짠 맛은 소금이 들어간 크림에서 나오는 겁니다.
즉, 크림이 짠 맛이 나는 것이죠.
소금처럼 보이는 별사탕은 실제 맛을 보면 약간의 단 맛이 납니다.
몸에 좋지 않으니, 남은 별사탕은 폐기합니다.
커피 맛은 사실 그리 특별하진 않습니다. 빵도 뭐 맛있긴 하나, 동네 빵집도 이 정도 실력은 내죠.
대신에 넓은 카페에서 탁 트인 천장과 공간을 보면서 소파에 기대 쉬는 그 분위기가 좋은 것입니다.
돌아다니면서 사고를 치는 애를 앉혀다가 제 핸드폰으로 쫑알쫑알 똘똘이를 틀어서 보여주고
저는 앉아서 한가롭게 커피를 홀짝이며 한참을 가만히 있었습니다.
평소에 맨날 바빠서 머릿속에서 한 번에 몇 가지 생각을 같이 하지 않으면 일이 밀릴까봐 전전긍긍하며 살았는데
간만에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으니 정말 좋긴 좋더군요.
아무튼간에 동양염전에서 시간 잘 보내다가 돌아갔습니다.
다음에 또 기회가 있음 다시 와보고 싶네요.
위치는 인천광역시 중구 남북동 922-1 입니다.
예전에 용유도 있던 자리입니다. 용유도는 지금은 영종도하고 합쳐져서 없어졌습니다.
어떤 블로그에서는 동양염전베이커리카페를 을왕리 카페라고 소개해놨던데
여기 을왕리하고 거리가 꽤 떨어져 있습니다.
영종도 전체가 다 을왕리인줄 아셨던 걸까요. 여기 을왕리 아닙니다.
영업시간은 매일 10시부터 21시까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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